결혼 후 아이가 생겨 직장을 그만 두고 육아에 전념하는 주부 김정훈(35)씨는 남편으로부터 한 가지 미션을 전달받았다. 겨울이 다가오니 오래된 차의 점검을 받아보라는 것. 김 씨는 자동차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만 구분하는 이른바 ‘차알못’. 게다가 차는 2002년식 BMW다. 오래된 이 차를 어떻게 점검해야할까.
남편은 늘 하던 대로 BMW 정비 센터를 다녀오라고 말했다. 무상수리 기간은 진즉 끝났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계속 다니는 곳이다. 이번 방문은 SNS의 도움도 받았다. 스마트폰으로 몇 차례 점검에 관해 검색을 했더니 페이스북에 ‘Dr. BMW Week’라는 캠페인이 광고로 뜬다. ‘40가지 무상점검을 제공하며’, ‘5년 이상 된 BMW를 대상으로.’ 광고 문구를 읽다가 예약하고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다.
우리나라의 수입차가 늙어가고 있다. 통상 신차의 무상수리 기간이 짧게는 3년에서 길어도 5~6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무상수리가 끝난 차가 어림잡아 80만~90만대에 이른다. 모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공식 수입한 차량에 대한 이야기고 이삿짐 등을 통해 들어온 소위 병행수입차는 통계에서 빠졌다. 최근의 자동차는 내구성이 좋아 10년 된 차라도 아직 쌩쌩하게 도로를 달리는 것을 감안하고 이들이 공식 서비스센터의 수리비가 비싸다고 외면했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떤 병원을 가야할지, 갈 곳을 잃은 수입차가 수십만 대에 이른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들에게 각 수입차 브랜드가 시행하는 ‘무상점검’ 캠페인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일단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점검’이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즉, 진료는 하지만 치료는 선택이란 이야기다. 치료도 혜택이 있다. BMW의 Dr. BMW Week는 수리를 할 경우에도 이벤트 기간에 한해 부품과 공임 등을 20% 할인해준다. 사설 정비소에서도 엔진오일 교환을 포함한 일부 정비를 할 수 있지만 BMW는 ‘진단이라도 제대로 받아보라’는 취지로 캠페인을 만들었다.
김 씨 역시 BMW의 이번 캠페인을 활용했다. 엔진오일 교체도 할 때가 됐고 겨울을 나기 위해 혹시 모를 고장이 있을지 궁금해서다. 김 씨의 차는 2002년식으로 수입차 붐이 일어나기 전 모델이다. 남편이 결혼 전부터 타면서 관리해왔지만 이제는 아이 유치원과 동네 마트를 오가는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겨울에도 주행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아이와 함께 다니는 만큼 점검이 필요했다.
예약한 시간에 서비스센터를 김 씨와 함께 방문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BMW 한독모터스 서초중앙서비스센터다. 골목길 사이에 위치했지만 서비스를 받는 차들로 분주하다. 김 씨가 시간에 정확히 맞춰 들어서니 주차관리원이 점검대 앞으로 차를 유도해 세운다. 담당어드바이저를 소개받고 오늘의 서비스 내용과 차량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데 대기시간은 없었다. 엔진오일 교체를 포함한 오늘의 점검 내역을 설명하는 사이 차는 4층으로 올라갔다. 담당 어드바이저의 안내와 동시에 엔지니어의 점검이 시작됐다.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 라운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잡지를 봤다. 결혼 후 처음 남편 대신 차를 고치러 왔다는 김 씨는 긴장한 기색이 사라졌다. 김 씨는 “아무래도 차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친절한 설명에 마음이 놓였다”며 “점검 결과는 남편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 동호회 등에 따르면 엔진오일 교환의 경우 사설 업체와 공식 서비스센터의 가격 차이는 약 20~30%로 알려졌다. 사설 업체의 경우 공임을 줄여 가격을 할인해주는 경우가 있지만 엔진오일 교체보다 조금 더 정교한 작업들을 위해서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유리하다는 후기도 많다. 또, 사설 정비소를 이용하면 만에 하나 잘못된 수리로 인한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길이 막막할 수 있다. 소비자가 차량 수리의 문제를 입증해야하지만 이미 사고가 일어난 뒤의 문제이니 아끼는 것보다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래서 공식서비스센터가 해마다 진행하는 캠페인은 소비자의 호응이 좋다. 일단 점검은 무상으로 이뤄지고 만약에 수리를 하더라도 할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김 씨의 오래된 차의 점검과 엔진오일 교체는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엔진오일을 어떻게 교체했는지, 미션오일 교체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모형 차를 보며 어드바이저의 설명을 들었다. ‘차알못’ 김 씨의 첫 서비스센터 방문은 걱정과 달리 순조롭게 끝났다.
BMW 관계자는 “서비스 캠페인을 이용하면 무상으로 점검을 받을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도 가능해 효율적이다”라며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진단과 수리로 가장 안전하게 자동차를 탈 수 있도록 전문가가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auto@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