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4일 브랜드에서 가장 큰 SUV 맥스크루즈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베스트셀러 싼타페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중,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맥스크루즈와 싼타페는 플랫폼을 공유하며 디자인 역시 거의 유사하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싼타페와 싼타페스포츠로 명칭을 바꿔 형제차처럼 판매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싼타페와 맥스크루즈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주목할 이유를 살펴봤다.
새로운 맥스크루즈의 가장 큰 변화는 상품성 개선이다. 최신 편의사양을 넣고 트림을 추가하는 등 상품 구성을 조금씩 손 봤다.
먼저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 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 등을 넣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했다. 또한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를 기본 트림부터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편의사양 적용 트림을 확대하고 후측방 충돌 경고, 바이펑션 HID 헤드램프, 후방 카메라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 적용한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트림을 추가했다.
현대차가 맥스크루즈의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을 내놓은데는 이유가 있다. 내년 연말로 예상되는 신차 프로젝트명 FN이 8인승 대형 SUV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 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맥스크루즈로 대형 SUV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산차와 수입차가 얽혀 경쟁하는 4000만원대 이상 대형 SUV 시장은 만만치 않다.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기아차 모하비, 포드 익스플로러 등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판매량도 이를 대변한다. 올해 11월까지 기아차 모하비는 14,220대, 맥스크루즈는 6,629대가 팔렸다.
맥스크루즈는 지난 2013년 ‘싼타페 롱바디’로 관심을 모으며 처음 등장했다. 북미 시장에선 맥스크루즈가 싼타페로, 싼타페는 싼타페 스포츠로 판매된다. 싼타페의 각기 다른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
그만큼 두 모델은 뼈대와 디자인 등 대부분이 같다. 크기와 엔진 구성 정도만 다르다. 싼타페는 전장 4700mm, 전폭 1880mm, 전고 1690mm, 휠베이스 2700mm다. 맥스크루즈는 전장 4905mm, 전폭 1885mm, 전고 1690mm, 휠베이스 2800mm다. 맥스크루즈가 모하비보다 조금씩 작다.
국내에는 디젤 모델의 경우 싼타페는 2.0 터보, 맥스크루즈는 2.2 터보로 구성돼 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싼타페는 2.0 터보, 맥스크루즈는 3.3 V6가 판매되고 있다.
또 출시 준비 소식이 알려진 제네시스의 SUV도 맥스크루즈의 시장과 겹친다. 현재는 현대차의 가장 비싼 SUV가 맥스크루즈인데 제네시스 브랜드의 SUV (프로젝트명 JX1)이 등장하면 이 자리를 내줘야 한다. 고급 시장은 제네시스로, 대중 시장은 베스트셀러 싼타페로 내주고 나면 남는 자리가 많지 않은 것도 맥스크루즈의 숙명이다.
맥스크루즈가 출시되기 전 그 자리는 지금은 단종된 ‘베라크루즈’가 대신하고 있었다. 베라크루즈는 고급형 SUV를 표방했던 모델이다. 그러나 맥스크루즈가 베라크루즈의 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 덩치 큰 싼타페라는 인식이 강할뿐만 아니라 베라크루즈에 얹혔던 V6 디젤 엔진이 환경 규제 등의 문제로 사라지는 등 고급 콘셉트를 보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차급은 다르지만 판매량으로 따졌을 때 요즘 대세 SUV는 기아차의 쏘렌토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쏘렌토는 3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지난 달 현대차의 그랜저, 포터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올해 쏘렌토는 71,708대가 판매되며 형제차로 불리는 싼타페(47,519대)와 맥스크루즈(9586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대대적인 SUV 라인업 정비를 앞두고 있다.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싼타페 TM), 대형 SUV(프로젝트명 FN), 제네시스 브랜드의 SUV (프로젝트명 JX1) 외에 코나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