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준없이 무엇을 고를 때 결국 적당하고 어지간한 것을 찾게 된다. 그것이 자동차든 옷이든 화려함보다 무던함이 끌릴 때가 있다.
시승 후 떠올린 티볼리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무던함이다. 티볼리는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올해 코나와 스토닉 등 동급의 신차가 출시된 이후에도 부분변경 모델 티볼리 아머로 기존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정확한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달 티볼리 4298대, 코나 4324대로 판매량 차이가 약 100대에 불과하다. 코나가 신차인 것을 감안하면 티볼리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티볼리 아머는 기존 티볼리의 차체 크기와 외관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범퍼 상단에 크롬 라인을 추가하고 신규 LED 안개등을 적용하는 식으로 ‘아머(armour, 갑옷)’를 덧댔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실내 공간은 1열과 2열 모두 충분히 넓다. 특히 1열의 시트 포지션이 높은 편이라 운전 시야가 좋다. 시트의 등받이는 넓지만, 허벅지 부분은 길이가 조금 짧아 허벅지를 끝까지 받쳐주진 못한다. 2열의 경우 바닥 중앙의 턱이 없어 가운데 자리 탑승객도 편안하게 앉아 갈 수 있다.
센터페이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는 화질이 좋은 편이다. 다만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송풍구와 두툼한 플라스틱 테두리 장식으로 화면의 크기가 실제보다 약간 작아 보인다. 화면 아래의 열선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감도 등을 조절하는 얇은 가로형 버튼은 조작감이 아쉽지만, 이 외의 버튼과 아이콘은 크기가 큼직해서 한 눈에 어떤 기능인지 알아보기 쉽다.
스티어링 휠의 크기는 큰 편이고 손에 쥐었을 때 촉감이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 조향 감각은 가볍고 부드럽다. 중간 지점에서 미세한 유격이 있지만 주행하는 데 불편하진 않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1.6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해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특히 최대토크가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1500~2500rpm에서 발휘돼 도심에서 답답하지 않게 운전할 수 있다. 일산 백석동을 출발해 경인 아라뱃길 인천터미널까지 왕복으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번갈아 주행한 결과, 연비는 16.5km/l가 나왔다.
기존 티볼리와의 큰 차이는 고속 주행 시 노면 소음 감소와 고속 안정성이다. 공회전 시 엔진 소음과 브레이크・가속 페달에 진동이 약간씩 느껴지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는다.
운전 중간에 다양한 편의 및 안전사양을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열선 스티어링휠과 열선 시트는 시승 내내 유용하게 사용했다. 이 외에 운전석과 동승석에 통풍시트와 2열 열선 시트도 마련돼 있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은 차선 인식 정확도가 꽤 높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티볼리가 운전의 즐거움보단 평상시 무리없이 끌 수 있는 도심형 SUV로 개발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면이 까다롭지 않고 무던하다. 여기에 개성을 더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어 에디션 전용 옵션을 선택하면 개성 강한 외관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이를 활용하면 수십만가지의 조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티볼리 아머의 기어 에디션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2,195만 원, 디젤 모델 2,400만 원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디젤 모델에 옵션으로 4WD+멀티링크 서스펜션(180만원), 7인치 AVN 시스템&후방카메라(80만원), 스마트트라이빙 패키지Ⅰ(60만원),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Ⅱ(38만원), 18인치 타이어D/C휠(30만원)이 장착됐으며 커스터마이징으로 아웃사이드미러(15만원), 후드 데칼(15만원), 루프 데칼(20만원), 스포츠페달(2만8000원), LED도어 스카프(10만원)이 포함돼 약 2850만 원이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