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그룹 등 유럽의 상용차 브랜드들이 국내 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내버스, 저상버스 등을 속속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 하지만 국내 버스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일 열린 만트럭버스코리아 버스안전사양 체험행사에서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8000대에서~1만대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버스 시장 중 하나다. 왜 이렇게 큰 시장을 한 두개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버스 시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이 시장은 대부분 현대・기아차나 자일대우가 차지하고 있다. 유럽산 버스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성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국내 법규다. 대부분의 유럽 버스는 국내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 규격을 초과한다. 이 때문에 본사에서 대량 생산하는 버스를 그대로 갖고 오지 못한다. 들여 오기 위해선 국내 규격에 맞춰 별도의 제작 작업을 거쳐야 한다.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자동차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13미터(13000mm), 2.5미터(2500mm), 4미터(4000mm)를 초과하면 안 된다. 축중은 10톤을 초과하면 안 된다. 국내 버스는 시내버스나 고속버스 등 모두 너비가 2490~2495mm로 맞춰져 있다. 반대로 유럽 브랜드의 버스는 대부분 이 규격을 넘는다.
국내에 3종의 버스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 2016년 국내 차체·축 규제에 맞추기 위해 별도 제작 작업을 거쳤다.
이호형 만트럭버스코리아 부사장은 “유럽산 일반 버스는 크게 보면 두 가지가 국내 버스 규격에 어긋난다. 폭과 축중인데 폭은 2.5미터인데 우리는 2.55미터다. 축중의 경우 한국 버스는 10톤, 유럽 버스는 11.5톤이다. CNG 버스의 경우 제약이 하나 더 있다. CNG 시스템이 달라 이 시스템에 관여하는 실린더, 밸브 등을 등록하려면 1년 이상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테스트도 13가지에 이른다. 투자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동안 해외 버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쉽게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다른 브랜드들도 점차 진출하고 있는데 유럽의 우수한 제품들이 들어오는 게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서 훨씬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