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폭스바겐이 이달 수입차 시장에서 선방했다. 아우디는 지난 4월 수입차 시장 3위에 올랐다. A6 출시 한 달 만이다. 세대 변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별도의 출시 행사나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 달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 재개와 동시에 최대 20% 할인 등 파격적인 판매 조건을 내세운 덕분이다.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우디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수입차 시장 9위에 안착한 폭스바겐도 파사트 GT, 티구안 등 주요 차종을 대상으로 6~10%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파사트 GT의 경우 기본 10% 할인에 트레이드-인(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차량을 매입해서 추가 할인) 시 최대 400만 원 추가 할인해 주고 있다.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티구안 역시 8% 할인에 트레이드-인 추가 할인(최대 200만 원)을 진행 중이다.
신차 출시와 동시에 지속적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은 영업 중단으로 무너졌던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할인을 택했다. 판매에 앞서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판매 재개와 동시에 펼친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묻혀 버렸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이번 할인 정책으로 차 값은 국산차 가격대까지 내려간다. 할인 조건을 적용할 경우 아우디 A6는 국산 고급 세단, 폭스바겐 티구안의 경우 싼타페나 쏘렌토 등 국산 중형 SUV 가격대를 넘나든다.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국산차 구입 예정자까지 충분히 겨냥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할인・프로모션 정책은 일종의 업계 트렌드라는 게 폭스바겐 측의 입장이다. 지난 달 폭스바겐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할인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다. 이 가운데 한국 시장의 할인 경쟁이 치열한 것은 맞다”며 “우리의 프로모션은 일시적이거나 계절적인 영향이 있는데 고객 수요를 무시할 수 없어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2만5,923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입차 시장 1, 2위를 다투는 벤츠와 BMW 역시 1,000만 원 안팎의 할인 공세를 펼치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들 업체의 판매는 지난 달 르노삼성(6,903대)과 한국지엠(5,378대)의 판매량을 웃돌았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