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5인승 중형 SUV ‘블레이저’를 22일 (현지시각) 공개했다. 크루즈, 말리부, 임팔라와 같이 단순한 라인업의 승용차를 갖춘 쉐보레가 SUV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SUV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승용차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번 신형 블레이저는 쉐보레가 ‘블레이저’란 이름을 붙인 모델의 생산을 중단한 지 13년 만에 내놓은 신차다. 쉐보레는 1969년 트럭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K5 블레이저(K5 Blazer)’, 1995년 ‘신형 블레이저(Blazer)’ 등의 출시를 이어가며 SUV 기반을 다져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2019년 형 블레이저는 준중형 SUV 이쿼녹스와 대형 SUV 트래버스 사이의 크기다. 신형 이쿼녹스의 크기가 소폭 작아지면서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사이를 채울 모델로 블레이저를 내놓은 것. SUV 라인업을 촘촘하게 가져가면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지나치게 많은 SUV가 등장해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뉴욕모터쇼에서는 토요타 RAV4, 현대 신형 싼타페, 캐딜락 XT4, 폭스바겐 아틀라스 등 SUV가 몰려나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SUV의 생산량이 2020년까지 약 300만대에 이를 것이며 연평균 5.6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컨설팅기업 LMC 오토모티브는 2023년까지 미국의 SUV와 크로스오버 차는 각각 90개 차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SUV가 65개, 크로스오버가 53개인 것을 고려하면 30%이상 차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쉐보레가 13년 전에 생산을 중단한 ‘블레이저’라는 이름을 살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1979년부터 시작한 블레이저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모델을 계속해서 추가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특히, ‘블레이저’는 픽업트럭, 군용트럭을 포함해 쉐보레의 다양한 SUV 라인업을 바탕으로 개발했던 과거를 갖고 있어 향후 SUV 시장 라인업 확대에 반드시 필요한 모델이다.
신형 블레이저는 강렬한 그릴과 높은 벨트라인 등으로 대담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분리한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했으며 인테리어는 탑승자에게 매끄러운 연결성, 직관적인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각 라인업에 따라 크롬 추가 및 블랙 색상의 그릴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193마력의 2.5리터 4기통 엔진 및 305마력의 3.6리터 V6 엔진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9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며 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고성능 버전인 RS 및 고급형 버전인 프리미어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추가적인 세부 사항과 가격은 판매 시기에 맞춰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부산모터쇼에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5년간 15종의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차기 국내 생산 모델은 물론 SUV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본토에서 성능과 가치가 확인된 유수의 글로벌 SUV의 국내 시장 출시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신형 블레이저의 국내 출시 여부에 관해서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이쿼녹스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블레이저의 국내 소개 여부에 대해선 스터디 중”이라며 “제품 프로그램 자체가 매우 초기 단계라 미국시장에서 조차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쉐보레 SUV 라인업은 블레이저뿐만 아니라 타호 등 매우 풍부하다. 이 안에서 여러가지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