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공개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Adaptive cruise control(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Active lane keeping(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이 언덕이나 급커브와 같은 주행 상황에 따라 다른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는 등 다양한 위험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았다.
IIHS는 테슬라 모델3 및 모델S (오토파일럿), 볼보 S90 (파일럿 어시스트), BMW 5시리즈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플러스), 벤츠 E클래스 (드라이브 파일럿)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장착한 주요 5개 차종을 대상으로 ACC, LKAS의 반응을 시험했다. 테슬라는 가장 최신 버전인 8.1(모델3)과 7.1 버전(모델 S) 두 가지로 시험했다.
IIHS는 4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각 상황에서 ACC가 어떻게 반응하지 살폈다. 먼저 ACC를 끈 상태에서 31mph의 속도로 정지된 차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 모두 속도를 충분히 줄여 충돌을 피했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S 모두 앞 차와 충돌했다.
같은 상황에서 ACC를 활성화한 경우에는 모든 차량이 충돌을 피했다. 모든 시험 차량이 차간 거리 설정에 관계 없이 멈췄으며 ACC를 껐을 때보다 브레이크가 일찍 개입하고 부드럽게 감속했다. 다만 볼보는 상대적으로 브레이크 반응 시점이 늦고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선행차가 감속해 정차 후 재출발 하는 경우, 선행차가 차선 변경 후 충돌 4.3초 거리 전방에 정차 중인 차량이 있는 경우 모든 차량이 부드럽게 감속했으나 볼보의 제동 반응이 가장 늦었다.
레이더 센서의 인식 범위 밖에 정차한 차량이 있는 경우에는 테슬라 모델3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 모델3의 경우 도로 위 나무 그림자, 반대 차선에서 접근하는 차량 등에 불필요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속이 가볍고 짧기 때문에 위험하진 않지만 불필요한 제동은 교통 체증이 심한 상황에서 충돌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고 IIHS는 지적했다.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Active lane-keeping)은 각 차량을 세 종류의 언덕과 굽은길에서 6번씩 18번 시험했다. 그 결과 테슬라 모델3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3는 18번의 시험에서 언덕에서 차선을 한 번 침범했을 뿐 나머지의 경우 모두 차로를 정확하게 유지했다. 동일 브랜드임에도 모델S는 언덕에서 12번 차로를 이탈했다. BMW 5시리즈는 언덕에서 한 번도 정상적으로 차로를 유지하지 못했다. 굽은 길에서는 3번을 제외하고는 차선을 이탈하거나 밟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IIHS 책임 연구원 데이비드 즈비(David Zuby)는 “자율주행 2단계의 운전자보조시스템을 가장 안전하게 구현하는 브랜드가 어디인지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차량도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