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콜 규모는 42개 차종 10만 6,317대로 국내에서 이행된 수입차 리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리콜 조치가 완료되기까지 1~2년이 소요되지만, BMW 코리아는 대규모 리콜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부품 수급을 통해 올해 안에 리콜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부터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서 리콜 작업을 진행 중이다.
BMW 코리아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화재 사고와 관련해 독일 본사 조사팀과 면밀한 조사를 진행,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인 EGR(Exhaust-Gas Recirculation) 모듈 이상으로 일부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6일 BMW 코리아는 국토부에 제출한 리콜 계획서가 승인 되자마자 자발적 리콜 및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리콜 조사와 계획서 제출, 국토부의 승인이 이뤄지기까지는 최소 2개월이 걸리는 데 반해 BMW 코리아는 국토부가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결함 조사 지시를 내린 지 11일 만에 리콜을 결정했다.
BMW 코리아는 자발적 리콜 발표 이후 긴급 안전 진단 서비스 실시, 전담 고객센터 가동, 렌터카 제공, 안전 진단 후 EGR 모듈 원인으로 화재 발생 시 신차 교환 등의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리콜 시행에 앞서 BMW 코리아는 지난 달 27일부터 긴급 안전 진단 서비스를 실시했다. BMW 전문 테크니션이 EGR 부품 내부 상태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하는 형태로 고객이 직접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것 외에도 픽업 앤 딜리버리 서비스, BMW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전국 61개 서비스센터로의 직접 내방 및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 진단 서비스를 주말 포함 24시간으로 확대하고 리콜 전담 고객센터도 24시간 운영으로 전환했다.
이달 1일에는 10만 6000여대 차량을 대상으로 안전진단 기간 렌터카를 제공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주요 렌터카 회사들과 협의해 10만 6000여명의 진단 대상 고객을 위해 필요 시 무상으로 렌터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아울러 문의 전화 대기 시간이 지연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안전진단 전담 콜센터 인력도 2배 늘렸다.
BMW 코리아는 한 명도 빠짐없이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점검을 받지 않은 고객에게 조속히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하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휴가, 국외체류, 주소지 변경, 폐차 등의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는 고객에게는 여신금융협회, 중고자동차매매조합, 렌터카사업조합 등에 협조를 구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8월 21일 0시 기준으로 리콜 대상 차량 약 10만6,000대 중 약 10만2,000대가 안전진단을 완료했으며, 약 2,800대는 예약 대기 중이다.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1,200여명의 고객에게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차량의 서비스센터 입고를 권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화재가 국민의 안전,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비난은 마땅하지만 화재 발생 이후 실제 리콜 작업에 착수하기까지 BMW의 대응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 봤을 때 비교적 신속하고 체계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국내 평균 리콜 이행률이 80%가 채 안되는 현 상황에서 BMW가 끝까지 책임감 있게 리콜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금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화재 위험 리콜에 대처하는 업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BMW 사태를 계기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차량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는 화재 위험 리콜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며 “안전한 차량 운행과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제조사가 리콜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실제 리콜 이행에 대한 종합적이고 엄격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28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BMW 차량 화재 공청회에 출석해 화재 원인 등과 관련한 본사의 입장을 진술했다.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