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터뷰에는 마테오 오르텐지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아태지역 총괄 외에 페데리코 포치니(Federico Foschini)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커머셜 디렉터도 함께했다. 마케팅과 세일즈, 애프터서비스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람보르기니 부스 뒷편 아벤타도르 한 대가 놓인 개별 공간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남색의 수트를 입고 나타난 두 사람은 다른 자세를 취했다. 페데리코 포치니 커머셜 디렉터는 정장 재킷의 단추를 풀고 이탈리안 특유의 도도한 자세로 의자에 몸을 기대앉았다. 반면 마테오 오르텐지 총괄은 재킷 단추를 꽉 채우고 시종일관 정자세를 유지하며 적극적인 눈빛으로 한국 기자를 맞았다.
마테오 오르텐지 총괄은 “한국 시장에서 람보르기니의 작년과 올해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올해 140-150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51% 증가한 약 5000대를 판매하며 사상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본(559대), 중국(342대) 등 순으로 팔았다. 이날 모터쇼에 두 명의 임원이 등장한 것이 이상하지 않은 판매량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는 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인 페라리의 1/10 수준이다. 람보르기니는 인증 문제로 물량을 들어오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마테오 오르텐지 총괄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아시아 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복잡한 시장”이라며 “호주나 뉴질랜드는 서양권과 비슷한 시장으로 묶지만, 아시아는 지역별 차이가 꽤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다이내믹하고 젊은 고객층이 많고 한국과 일본은 그보다 좀 더 성숙한 시장으로 본다. 특히 한국 고객은 기술적 요소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늘 “한국 자동차 구매자들의 수준이 매우 높고 까다롭기 때문에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시장에서 그가 자신 있게 10배 성장을 외친 이유는 바로 람보르기니의 SUV인 우루스 덕분이다. 우루스는 지난해 7월 출시한 람보르기니의 최초 SUV 모델이다. 포르쉐, 마세라티 등이 카이엔, 르반떼 등으로 판매를 늘린 전략을 수퍼카 브랜드에서는 이례적으로 적용했다.
이에 대해 판매량이나 수익을 위해 SUV를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전 세계적인 SUV의 인기 열풍에 올라타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고객층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마테오 오르텐지 총괄은 우루스에 대해 “올해 한국에서 우루스 시승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우루스의 성능을 체험해본다면 우루스에 대한 수요와 기대감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이런 저런 이슈로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올해는 해결 될 것”이라며 “인증 이슈도 해소 됐고 올해 한국에 100대 이상의 우루스를 인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페데리코 포치니는 새로운 SUV를 또 개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 우루스는 수퍼스포츠 SUV를 처음으로 개척했다. 스포티함을 극대화한 것이 성공요인이다. 따라서 차가 커지면 스포티함을 잃을 것이고 이는 람보르기니의 고객들이 원치 않는 요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인 추세인 전동화에 대해서는 “전기차가 세계적 트렌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퍼카에 걸맞는 성능을 내지 못한다”며 “한계가 있는 만큼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람보르기니 시장은 아시아 태평양 총괄 마테오 오르텐지가 관리하며 국내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서 판매권을 얻은 딜러사 람보르기니서울이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