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협상으로 이어지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임단협 과정을 정리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임단협이 계속되면서 생산량의 하락과 더불어 협력 업체 및 지역 경제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처한 국내외 상황과 동종 산업의 국내 철수 사례 등을 들며 협상에 나서 난항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1일 노조의 2018 임단협 찬반투표 결과 찬성 47.8%, 반대 51.8%로 협상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부산공장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찬성 52.2%, 반대 47.2%,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의 찬성 34.4%, 반대 65.6%로 나타났다.
이번 투표에서 부산공장 기업노조는 역대 ‘최고’ 찬성률을, 영업지부는 역대 ‘최저’ 찬성률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본사, 공장의 조합원의 찬성표가 많았던 반면 영업지부 소속인 전국 영업소의 정비 인력 등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부산 공장 노조의 경우 협력업체 어려움과 안정 등을 고려해 역대 최대 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전국 서비스 센터의 영업지부에서는 강성 집행부에 대한 소통방식이나 불만이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임단협은 2018년의 이야기다. 지난해의 이야기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그간의 협상 과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018년 6월 : 노사 임금및단체협상 교섭 돌입
2018년 10월 : 임단협 결렬, 4년 만에 부분 파업 진행
2019년 2월 : 총 160시간, 42차례 역대 최장 부분 파업,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 ‘2주 내 타결’ 제안
2019년 3월 : 협상 돌입 및 결렬, 부분 파업 재개, 닛산・로그 위탁 생산 4만 2000대 취소
2019년 4월 : 노사 교섭 재개, 부분 파업 지속(총 60차례 부분 파업), 부산 공장 셧다운
2019년 5월 16일 : 노사 2018 임단협 잠정 합의안 도출
2019년 5월 21일 : 잠정 합의안 부결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 16일 도출한 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 보상금 100만 원, 성과 및 특별 격려금 976만 원, 생산격려금(PI) 50% 지급과 근무 강도 개선 방안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과반 이상 찬성표를 얻지 못 해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향후 자동차 생산량에 차질이 예상되고 이어서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중 부산·경남 지역에 위치한 90곳은 1조2000억 원 이상의 매출로 전체 협력업체 매출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지역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는 전국 260곳으로 이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 협력업체의 종업원 수는 약 6만4000명이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는 미국 수출용으로 생산하던 닛산 로그의 생산이 중단되며 부산공장 가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이던 신차 ‘XM3’도 내수 생산은 예정돼 있지만 수출 물량의 생산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