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국내에도 중형세단 전기차 모델3를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테슬라 가운데 가장 저렴한 전기차로 국내에는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한다. 전기 모터를 사용해 주행하는데 1회 충전으로 미국 EPA 기준 499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의 모델3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예약을 인증하는 글이 이어졌다. 국내에는 서울의 청담동과 하남시에 스토어를 갖고 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인 브랜드다.
# 고성능 가솔린차보다 강력한 성능
테슬라 모델3는 중형급 세단이다. 문짝 4개의 5인승 전기차로 휠베이스 기준 2880mm, 전장 4690mm의 중형급이다. 휠베이스로 비교하면 쏘나타(2840mm)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기차인 만큼 크기는 작다. 실내는 넓지만 전체 크기는 작다는 뜻이다. 비슷한 휠베이스의 쏘나타가 4900mm인 반면 210mm나 작다. 엔진 대신 모터와 배터리를 최적의 위치에 넣은 설계 때문이다.
다만 많은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수치로 표현하는 성능이다. 특히,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이르는 소위 ‘제로백’이 인상적이다. 뒷바퀴 굴림 방식의 기본 모델 ‘스탠다드 플러스’가 5.6초다. 2017년 기아자동차의 스팅어 3.3 트윈 터보가 제로백 5.1초로 등장하면서 5000만원대 고성능 자동차라고 불린 것과 비교하면 인상적이다. 테슬라 모델3의 상시 사륜구동 모델 ‘롱 레인지’는 제로백 4.6초. 상시 사륜구동 모델의 ‘퍼포먼스’는 무려 제로백 3.4초다. 사실상 지금까지 제로백 3초대의 자동차는 슈퍼카 혹은 하이퍼카의 영역이었다. 페라리, 마세라티, 포르쉐의 고성능 모델에서 가능한 수치였지만 테슬라 모델3로 경험할 수 있다.
# 5천만원대 가격에 보조금까지
모델3는 전기차인 만큼 국가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테슬라는 기존의 모델S에서 보조금을 받았다. 국고 보조금을 약 900만원으로 가정하고 지자체에서 작게 잡아 400만원 정도를 는다고 가정하면 13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취등록세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같은 가격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실제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든다. 5239만원의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국산 전기차인 기아자동차 니로EV(4997만원부터)나 현대자동차의 코나EV(4862만원부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 테슬라가 자랑하는 ‘완전자율주행’옵션을 약 770만원 가량 추가한다면 가격은 달라지지만 올해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차량 구입 후에 추가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옵션이라 추가 여부에 대한 결정은 미뤄도 된다.
그리고 이미 2016년 테슬라 모델3의 글로벌 공개에 맞춰 100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대기중인 소비자가 상당 수 있다. 테슬라는 이들 계약자들도 옵션 선택을 마치고 약 300만원의 추가 계약금을 내야 구매가 확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 테슬라 수퍼차저에 차데모 어댑터까지 제공해 충전 문제 해결
테슬라는 5분 충전에 120km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수퍼차저를 개발했다. 올해에는 서울 압구정과 경기 분당 지역을 포함해 전국에 총 24개의 수퍼차저를 운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전국에 유명 호텔, 쇼핑몰,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자체 충전소를 설치했고 국내에는 충전 비용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전기차와 충전 방식이 달라 대다수의 충전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테슬라는 모델3 출시와 함께 기존의 전기차 충전기를 활용할 수 있는 차데모 충전도 가능한 어댑터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기존 전기차 충전기 가운데 2017년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DC차데모 방식의 충전기를 활용할 수 있어 충전소가 크게 늘어난다.
# 그럼에도 고민해봐야 할 것은?
테슬라의 모델3는 이미 전 세계에서 구매 대기자가 줄을 서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테슬라의 한국 관계자는 “주문 후 미국에서 생산하고 들여오는 기간을 약 3개월로 보고 있다”며 “인도 시점을 올 4분기로 안내한 것도 이 기간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미 사전 주문한 고객을 먼저 출고하기 때문에 지금 계약을 할 경우 내년으로 출고 시점이 밀릴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를 계약했다는 한 소비자는 “내년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국내에 월간 300대 정도의 물량이 들어올 것이라는 소식도 들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미 3년을 기다린 소비자라면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좋을 수 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사양과 성능이 개선되는 전기차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는 고민해봐야한다.
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주행거리도 고민꺼리다. 현재의 1회 충전 거리 499km는 미국의 EPA기준으로 국내 기준은 현재 테스트 중에 있다. 만약 지난번 모델S와 같이 미국 대비 100km 가까이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상품성에서도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 주행거리 400km를 넘기는 전기차가 이미 연달아 나오기 때문이다.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auto@autoca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