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소형 SUV 경쟁 1라운드에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1승을 거뒀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셀토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안심할 수 없는 1등이다.
지난달 전체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 코나와 셀토스는 각각 24%, 23%, 22%를 차지했다. 3개 차종으로 70% 가까운 점유를 보여줬다. 당분간 이 시장은 티볼리, 코나, 셀토스의 삼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소형 SUV 시장은 몇 년 새 크게 성장했다. 2015년 8만2000대에서 2018년 15만3000대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쉐보레의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가 이 시장을 열고 티볼리가 판을 키웠다. 여기에 코나, 베뉴, 스토닉, 셀토스 등 다양한 크기와 성격의 소형 SUV가 줄지어 등장하며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핫한 세그먼트로 자리잡았다.
#소형 SUV 경쟁 1차전 승자 ‘쌍용 티볼리’
티볼리는 지난 6월 베뉴와 셀토스가 등장하기 전, 재빠르게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안팎 디자인은 물론 엔진도 새로 바꿨다. 특히, 새로 출시한 가솔린 엔진의 선방이 눈에 띄었다. 결과는 성공적. 지난달 소형 SUV 1위는 티볼리가 차지했다. 소형 SUV 시장의 판을 키운 티볼리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가세한 상황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티볼리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셀토스는 지난 달 판매일수가 일주일 정도에 불과했지만, 판매량으로 티볼리를 턱밑까지 추격했기 때문이다. 티볼리와 셀토스는 각각 3,435대, 3,335대가 팔렸다. 판매일수의 차이를 생각하면 셀토스의 기세는 가히 위협적이다. 이번 달 판매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티볼리는 불안한 1위다.
하지만 셀토스의 등장이 티볼리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셀토스가 기아자동차의 다른 SUV 판매량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소위 ‘팀킬’. 셀토스는 체격이 크다. 다른 소형 SUV 모델보다 월등한 덩치를 가졌고, 같은 브랜드인 니로, 스포티지와도 체격 차이가 크지 않다. 두 모델 모두 셀토스보다 한 급 위의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7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팀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달 기아차의 SUV 판매를 살펴보면 셀토스를 제외한 니로, 스토닉 등 대부분의 SUV 판매가 감소했다. 셀토스는 3,335대가 팔렸고, 니로, 스토닉, 쏘울은 각각 2,620대, 559대, 367대가 팔리며 셀토스가 없던 전월보다 16.3%, 39.5%, 27.0%가 줄었다. 스포티지 역시 전월대비 27.9% 감소한 1,860대가 팔렸다.
기아차 소형・준중형 SUV의 판매 감소량을 모두 합치면 아이러니하게도 셀토스 판매량과 엇비슷하다. 니로, 스토닉 등의 판매 감소치가 셀토스 판매량에 그대로 반영된 것.
지난 한 해 소형 SUV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 코나의 기세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티볼리가 출시 이후 지금까지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점은 꽤 고무적이다. 코나는 지난 한 해 총 5만468대가 팔리며 티볼리(4만 3897대)를 제쳤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는 2만4673대로 티볼리(2만3710대)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코나의 높은 판매량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한 몫 한다. 소형 SUV 중 유일하게 디젤, 가솔린, 전기 등 모든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췄다. 이달에는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했다. 올해 코나의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는 약 37%을 차지한다. 10대 중 4대 정도가 전기차인 셈인데 이 가운데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이 전부인 티볼리가 코나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늘 상위권에 머문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한편 QM3는 올 들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름 휴가 맞이 프로모션으로 2배 이상 성장한 것. 유럽에서는 이미 QM3의 신형 모델을 공개한 상황이라 끝물이지만, 최대 475만원까지 할인을 하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겼다. 소형 SUV의 원조 트랙스도 은근한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달 995대가 팔리며 QM3보다(900대) 많이 팔렸다.
올해 예고된 국산 소형 SUV 신차는 모두 나왔다. 고성능에 특별한 옵션보단 디자인과 가성비가 주요 구매 요소로 작용하는 합리적인 소비층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소형 SUV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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