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WLTP로 강화된 ‘유로 6’ 기준을 충족한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ISG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안전 보조 시스템으로는 HDA, FCA, BCA, RCCA 등이 탑재된다’. 이쯤되니 슬슬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HDA가 적용돼 LKAS와 ASCC,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합적으로 사용한다. 이 정보는 HU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량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알파벳들이다. 자동차와 신기술, 특히 자율주행에 관심 많은 이들에겐 익숙한 단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는 용어들 천지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가 안전과 관련된 시스템들이기 때문에 알아둘 필요가 있다.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s Test Procedure)
배기가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연비(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준이다. 이전까지의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방식을 대체한다. NEDC 방식은 제조사가 검사 상태를 유리하게 세팅 할 수 있다는 함정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다. WLTP를 적용함에 따라 테스트를 위한 주행시간이 늘었고, 주행거리도 늘었다. 또한 테스트 주행 시 평균 속도와 최고 속도 기준도 높아졌다. 그러나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이전과 동일하다. 주행거리와 속도의 증가에 따라 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의 양이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진 것이다.
유로 6(Euro 6)
현행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디젤 차량 배출가스 규제의 단계다. 1992년 유로 1을 시작으로 2013년 유로 6까지 계속해서 강화됐다. 상용차의 질소산화물 경우 허용 기준이 이전 단계인 유로 5와 비교해 1/5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승용차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도 50% 이상 강화됐다. 자동차 제조회사 입장에선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신형 엔진을 개발하거나 추가적인 공해저감장치를 장착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원가 인상이 따른다. 한국에는 2014년부터 적용됐다.
ISG(Idle Stop&Go)
‘공회전 제한 장치’라고도 한다. 차량을 멈추고 잠시 대기할 때 엔진이 자동으로 꺼졌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거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시스템이다. 최근 생산된 차량의 상당수에서 이 기능을 찾아볼 수 있다. ISG를 통해 정차 시 배기가스의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연비 또한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정차 시 공회전 소음과 진동을 없앨 수 있다. ISG가 보편화된 초기였던 1980년대엔 시동 계통과 배터리 계통에 부하를 줄 수 있는 기술이었으나 최근엔 기술 발달로 이런 단점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 -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차가 도로 주행 시 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자동으로 방지해주는 시스템이다. 차선을 벗어나려고 하는 경우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된 모터가 자동으로 조향을 해서 차량을 차선 가운데로 보내준다.
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본형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그 속도를 유지해준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은 앞 차의 속도를 인지해 자동으로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설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보다 진보된 형태인 ASCC는 SCC에 정차 및 재출발 기능까지 적용한 기능이다. 선행 차량이 정지하면 차간 거리를 조절하며 자동으로 정지한다. 이후 앞 차가 출발하면 알림을 울려 알리고 버튼을 누르거나 가속 페달을 살짝 건드리면 다시 출발한다. 정체가 심한 구간에서 특히나 운전자의 피로를 많이 덜어주는 장비다.
HDA(Highway Driving Assist) - 고속도로 주행 보조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사용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다. LKAS와 SCC 그리고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합적으로 사용한다. 앞 차와의 간격 조절은 물론 차선의 유지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또한 SCC 속도를 오토로 맞추면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자동으로 해당 고속도로 구간의 제한속도에 맞춰 주행한다. 이 때문에 반자율주행기능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현대가 차선변경 기능까지 추가된 HDA 2를 11월 공개 예정인 제네시스 GV80에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CA(Forward Collision-Avoidance Assist) -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량 전면에 탑재된 레이더와 카메라가 전방의 장애물을 인식하고 충돌 위험을 감지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 후 자동으로 감속하는 시스템이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고 발생 시 피해를 경감시킨다. 긴급 제동보조 시스템(AEB)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BCA(Blind-spot Collision-Avoidance Assist) -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 변경 중 후측방 사각지대에서 차량의 접근이 인식될 때, 운전자에게 경고 및 차량제어 및 제동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사이드 미러에 뜨는 경고등이 있다면 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RCCA(Rear Cross-Traffic Collision-Avoidance Assist) -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
후진 시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충돌 위험을 감지할 경우 차량을 멈추는 기능이다. 주차공간에서 후진으로 차량을 뺄 때 유용한 기능이다.
이렇게 요즘 차량에 들어가는 최첨단 기술들은 정말로 다양하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율주행과 능동안전 시스템들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보다 나은 기술을 먼저 확보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이다. 자율주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그라들게 하기 위한 방책 중 하나가 능동적인 안전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앱티브(Aptiv)사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앱티브 사는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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