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동부 도시 파이살라바드의 공장에서 현대자동차의 포터(코드명 H100)를 조립 생산한다. 연산 1만5000대 규모의 이 공장에서는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반조립제품(CKD)형태로 수출한 차를 생산하며 향후 아이오닉과 싼타페, 그랜드 스타렉스도 생산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2016년 자동차 산업 육성정책을 펼치며 신규 브랜드의 현지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지난 5월을 기준으로 판매량의 97%가 스즈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3사의 차량이며 지난 7월에는 기아자동차가 카라치에서 스포티지 모델의 양산을 시작했다.
현대차의 파키스탄 시장 공략은 약 20년 전 시작한 인도시장 공략과 닮았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35만대 규모였던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18년에는 320만대로 늘어나며 세계 4위권의 시장이 됐다.
인도에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일본차였다. 특히 스즈키는 일본차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인도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지킨 브랜드다. 하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현대자동차는 인도시장에서 2위로 떠올랐다. 기아자동차소 셀토스를 시작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출시 첫 달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급감하자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8.4%가 하락하며 예전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 세계 판매량은 같은 기간 7.7%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인도를 포함한 신흥 시장 공략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시장 공략은 전통적인 일본차 텃밭에 신차와 기술, 브랜드를 앞세워 개척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파키스탄은 자동차 산업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나서며 현대자동차에게 기회의 땅이 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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