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보조로 불타오른 5년, 중국 전기차 업계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지난 5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됐다. 그 이면엔 지난 2014년 중국 정부가 전기차 자체 제작을 위해 벌인 ‘신조차운동(新造车运动)’이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는 최근까지 500여개의 크고 작은 전기차 제조사가 무분별하게 생겨났다.
그러다 최근 이들 업체가 위기에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생 전기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품질 문제에 대한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배터리 성능과 기술이 뒤떨어진 차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전년 동월대비 약 5%, 11% 줄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부진으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지난 7월 14% 감소한 12만8000대를 기록하며 사상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어 8월 판매 감소폭은 23%로 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가 대세가 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기차 시장의 감소는 경쟁력 없는 전기차 제조사가 도태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초창기 무분별하게 진입했던 전기차 제조사를 현재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걸러내고 있다. 시장은 커지고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경쟁력 있는 전기차 회사를 솎아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 다이슨의 전기차 포기, FDG의 파산…이유는?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은 25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사업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 지난 2017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지 2년만이다. 2021년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세웠으나 상업적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다.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 ‘FDG’는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다 파산 신청을 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사업을 철수하는 제조사가 한 둘이 아니다.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와 달리 진입장벽이 낮아서 쉽게 뛰어들기 때문. 그러나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한 신생 업체에게 자금 확보란 쉽지 않다. 지난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자금 문제, 내부 창업자간의 분열 등 시련을 겪었지만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오른 후 과감한 투자와 흥행몰이를 통해 살아난 독특한 케이스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패러데이 퓨처 등 다양한 신생 전기차 업체들에 자금이 줄어들거나 끊기면서 정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셉트로 전기차를 한 두 대를 만드는 것과 양산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다르다”며 “내연기관이 빠지면서 차를 제작하기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자동차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따졌을 때 신생 업체들이 여전히 진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 미래는 어떻게?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 등에서 선전하던 현대자동차그룹도 새로운 시장 확보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스타트업을 키웠다 자본시장에 던져버리며 자연 도태를 유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국산 친환경차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15일 정부는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 수소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개발에 앞장서고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수소차 사업은 전세계 파워트레인의 패권을 겨루는 사업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2030년 국내 전기차 및 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을 33%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며, 수소충전소를 2030년 660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2030년이면 수소충전소는 주요 도시에서 20분 이내에 도달하게 된다. 수소차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앞서있는 상황에서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의 반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경상용차를 포함한 전기차 발전 단계에 있는 차종의 개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 중형 트럭인 포터의 전기차 버전을 출시하면서 전기 경상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적재 용량이 크고 주행거리가 긴 상용차의 경우 수소전기차 등으로 방식을 변화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가 발표한 ‘2019 전기차 전망’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기차의 성장은 사람을 태우는 승용, 승합, 버스 등에서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 세계 승용차의 30%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내연기관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럭의 경우 전기차 비중이 19%로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마저도 주로 단거리 운송용 트럭에 국한된 것으로 장거리를 운행하는 트럭은 천연가스나 수소 연료 전지 등의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모델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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