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21일 국내에 스포츠 쿠페 토요타 GR 수프라를 공식 출시했다. 같은 섀시와 파워트레인을 BMW의 Z4와 공유하는 수프라는 이미 북미에서 튜닝을 위한 스포츠카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7년 전 끝났던 수프라의 역사를 다시 살려낸 차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신차 발표 현장에서 수프라의 개발 총괄을 맡은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에게 수프라와 Z4는 무엇이 다른지 들어봤다.
토요타의 수프라는 BMW Z4 M40i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고 파워트레인도 공유한다. 또한, BMW Z4를 생산하는 오스트리아의 마그나 슈타이어 공장에서 위탁 생산을 하며, 실내 부품들도 많은 것들을 공유한다. 겉모습만 바꾼 BMW Z4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프라를 직접 개발한 수석 엔지니어는 이에 대해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완전히 다른 차인 이유를 들려줬다.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는 ‘BMW와 스포츠카를 공동으로 개발하며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바로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이었다’고 말했다.
BMW Z4와 마찬가지로 GR 수프라 또한 짧은 휠베이스와 넓은 트레드를 가지고 있다. GR 수프라의 휠베이스는 2470mm로 86과 비교해도 10mm 짧은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극단적으로 낮은 무게중심, 카본 파이버 섀시를 사용하는 렉서스 LFA보다도 우수한 비틀림 강성을 달성했으며 86에 비해서는 차체 강성이 두 배에 이른다. 이를 통해 최상의 운동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었다.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는 ‘BMW와 이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한 이후부턴 BMW와 토요타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각각의 차량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긴 하지만 세부적인 설정과 변속기의 세팅은 전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파워트레인을 조율해가는 과정에선 연비와 같은 부수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오로지 운전의 즐거움만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수프라의 개발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마스터 드라이버로 참여했다.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이 차에 수프라라는 이름을 달아도 될지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생각했다’며, ‘그는 수많은 테스트 주행에 직접 참여했고, 출시 1년 전에야 수프라라는 이름을 달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수프라의 개발에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GR 수프라에 탑재한 직렬 6기통 트윈-스크롤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을 발휘하는 한편, BMW Z4 M40i는 387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외신 매체들이 비교한 직진 가속력 테스트에선 거의 항상 수프라가 더 앞서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런 결과는 그만큼 두 차의 파워트레인 성향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를 구입한 후에 소비자들이 손쉽게 튜닝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둔 점도 수프라 다운 특징이다. 엔진룸엔 강성 향상을 위한 스트럿 브레이스를 손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나사 구멍과 홈을 마련해놨다. 차체 표면에 뚫려있는 벤트들 중 상당수는 플라스틱으로 막혀있는 더미 벤트들인데 이 부분들도 튜닝 부품을 통해 손쉽게 실제 냉각과 다운포스 효과를 내도록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디퍼렌셜 오일 쿨러를 추가할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마련한 설계를 했다.
새로운 엔진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줬다. 타다 테츠야 수석 엔지니어는 수프라의 상징과도 같았던 기존 2JZ 엔진의 신뢰도를 이번 엔진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기존의 2JZ 엔진의 신뢰도는 유명하다. 그리고 그런 점은 이번 GR 수프라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며, ‘오랜 세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엔진 신뢰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최적의 냉각효율이라는 것을 알았다. GR 수프라는 최적의 냉각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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