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회사가 2월 초 발표한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기승용차는 전월 대비 90% 이상 감소해 한 자릿수 내외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포터 EV는 총 315대를 판매했다.
전기차의 베스트셀러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EV는 1월 한 달 동안 2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작년 한 해 월평균 1100대가량을 유지하던 코나 EV의 판매량도 35대로 뚝 떨어졌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니로 EV는 지난해 월평균 500대 가까이 팔리며 기아의 베스트셀링 전기차로 자리 잡았지만 1월에는 총 108대 팔리는데 그쳤다. 르노 삼성의 SM3 Z.E.와 트위지는 각각 3대, 1대 팔렸고, 쉐보레 볼트 EV는 총 11대가 팔렸다.
포터 EV의 판매량 호조는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 판매량에 보조금이 차지하는 영향을 보여준 셈이다. 서울에서 포터 EV를 구매할 경우 국고 보조금 1800만원과 서울시 지차체 보조금 9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4000만원대의 포터 EV의 실제 구매 가격은 디젤 모델보다도 저렴한 1300만원대로 내려간다.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사업 관계자는 “전기화물차와 전기승용차에 적용되는 혜택에 차이가 있다”며,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이미 다 소진된 상태라 2020년 예산안이 새롭게 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반면에 전기화물차 보조금은 2019년도 책정안도 소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진하지 않은 보조금은 이월되면서 이번 1월처럼 화물 전기차의 판매량만 늘어나는 결과를 만들었다.
포터 EV의 높은 경제성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포터2 일렉트릭은 58.8kWh의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 충전 시 최대 211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 주행거리 15000km 기준 충전비는 약 107만원으로 디젤 모델의 유류비 177만원에 비해 연간 약 7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2월 포터 EV의 판매량은 예상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현대차의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겨 오는 11일까지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4일 오후 포터를 포함한 일부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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