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배 이상 올랐다. 최저치를 찍었던 작년 6월과 비교하면 약 5배 급등했다. 시가총액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폭스바겐까지 제쳐 토요타에 이은 세계 2위다.
작년까지 테슬라는 5년 내 부도 가능성 46%로 평가받았다. 생산 시설 투자 대비 수요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1일 테슬라의 주가는 310.12달러(한화 약 36만원)로 시작해, 6월에는 178.97달러(한화 약 21만원)까지 떨어졌다.
사업 초기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자본과 수익 모두 부족했다. 2004년 현재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페이팔 지분을 바탕으로 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테슬라에 합류했다. 2006년에는 테슬라의 첫 전기차 로드스터를 선보이고 2008년 시제품을 공개했다. 당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1000만 달러 미만이었다.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비싸고 비효율적인 로드스터는 시장성이 부족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테슬라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본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2008년 테슬라 지분 10%를 5000만 달러에 다임러 AG에 팔았다. 이후 정부로부터 4억650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2010년에는 주당 17달러(한화 약 2만원)에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2억26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후 테슬라는 시장에 팔릴 만한 전기차 판매 계획을 내놓기 시작했다. 로드스터 생산은 중단하고, 로드스터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의 모델 S 세단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모델 S는 2012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같은 해 수퍼차저로 불리는 무료 충전기를 보급하는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판매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모델 S의 판매 호조로 2013년 5월 테슬라는 설립 후 10년 만에 첫 이익을 냈다. 1분기 순익 12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83% 오른 61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테슬라는 투자자들에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2014년 미국 남서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공장인 네바다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16년에는 모델3 세단을 처음 발표했다.
테슬라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진 것은 아니다. 계획했던 모델3 생산 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공급 문제를 비롯해 상장 폐지 발언을 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증권사기 혐의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는 벌금 2000만 달러를 내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14% 급락해 시가총액 8조원 가량이 한 순간에 날아갔다.
테슬라의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기 시작한 건 2019년 하반기부터다. 몇 달간 200달러 선을 유지하다가 예상치를 훨씬 웃돈 3분기 실적 발표의 영향이 크다. 사이버트럭 공개, 모델 Y 출시 계획 발표, 상하이 공장 성장 가능성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계속 상승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실제 판매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된 것이라는 경고 역시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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