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측은 비대면 콘서트로 진행되며 유튜브를 통해 가수들의 공연을 보여주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10일 저녁에는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의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열렸다. 같은 행사는 11일 저녁에도 열린다.
하지만 문제는 무대 공연이 아니다. BMW코리아측은 10일과 11일 열리는 행사에 전국에서 하루 200팀의 고객을 초청해 호텔의 객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동반인을 포함하면 하루 400명. 아이들을 동반하면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인다.
이틀간 최소 800명 이상의 고객이 호텔을 방문한다. 무대를 꾸미고 행사를 진행하는 인력도 매일 수십 명에 이른다. 서울시가 8일 0시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하고 ‘멈춤’을 선언한 가운데 진행한 행사다.
BMW코리아측은 ‘언택트’ 행사임을 강조하면서 “각 고객은 모두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의 객실에서 공연을 창문과 TV로 관람하게 구성했고 방역수칙을 준수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음악을 통해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기를 원하는 취지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은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에 호텔에서 본 공연 장면과 호텔 로비의 크리스마스트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해시태그 ‘#그랜드하얏트서울’, ‘#BMW코리아’ 등으로 공개된 사진과 영상이 수 백 장에 이른다. 행사 참가자들은 객실에서 공연을 관람하더라도 주차장과 로비의 체크인 과정에서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게 된다. 또, 조식은 부페로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어서 밀접 접촉의 우려가 높다.
이날 행사에는 일부 기자, 인플루언서 등도 초청을 받았다. 이들에게는 “기사는 쓰지 않아도 되고 SNS 공유는 얼마든지 좋다”는 안내도 전달했다. 고객들은 10만원을 내고 선착순으로 예약을 했고 일부는 무료로 초청 받아 행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BMW코리아가 진행한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연말 행사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한 상황인데 BMW코리아가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또 다른 회사의 홍보 담당자는 “정부가 권고한 방역 수칙을 모두 지켰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이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행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방역을 위해 직장인은 출근을 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며 자영업자는 문을 닫고 생업을 중단한 상황인데 고급차를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 것은 정서상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BMW코리아는 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호텔로 800여 명의 고객을 초청했다는 사실은 쏙 빼놓았고 많은 언론에서는 이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보도자료에서는 ‘비대면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라이브 공연 선보여’라고 행사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관계자는 “현재는 호텔 주최 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집합모임행사도 50인 이하로 운영하도록 공문을 전달했다”며 “오늘부터는 이보다 더 강화한 내용으로 10인 이상 사적 모임도 취소를 강력히 권고한다는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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