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6일 아동 실종 신고를 받고 쏘카 측에 성폭행 용의자 A씨의 정보 제공을 요청했으나 업체는 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다음 날인 7일 영장을 제시했지만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제공을 늦춘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다음날인 8일에야 성폭행 용의자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 성폭행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는 현재 경찰에 붙잡혔다.
이 같은 부실 대응 논란에 쏘카 박재욱 대표는 이날 오전 사과문을 통해 “지난 6일 발생한 이용자의 범죄행위에 대한 경찰수사 협조 요청에 신속하게 협조하지 못한 회사의 대응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쏘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내부 매뉴얼에 따라 협조해야 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속하게 수사에 협조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차량을 이용한 범죄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 범인 검거와 피해 예방을 위해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력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현장범죄 상황의 수사협조에 대한 대응매뉴얼을 책임 있는 전문가와 협의해 재정비하고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쏘카의 고객센터 응대는 고객센터 운영 대행 업체인 유베이스에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비한 연락망이 별도로 있느냐는 질문에 쏘카 관계자는 “모든 회사가 그렇듯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은 대표번호나 고객센터다. 이후 사안에 따라 담당 부서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내부 규정이나 대응 방식 등에 대해서는 핑계 대지 않을 것이며 책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카셰어링의 허점을 노린 범죄는 공유 산업이 일찍이 활성화된 해외에서도 지속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가 지속되자 지난 2019년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는 자사 서비스 운행 중의 사건사고 비율을 담은 안전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우버 관련 성범죄는 17년~18년 기준 6000여건으로 나타났다. 살인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같은 기간 20여명으로 나타났다.
여러차례 안전 문제가 불거지자 우버는 운전자의 운전 기록과 범죄 전력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7년부터는 안전팀 규모를 3배 수준으로 늘려왔으며 향후 안전팀 조직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도 지난 2018년 운전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업체 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회사 측은 고객안전서비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 9000여명의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을 채용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해당 어플에 긴급구조요청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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