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Powerday)’를 개최하고 2030년까지 배터리 및 충전 기술 관련 로드맵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향후 10년 내에 240GWh의 생산량을 갖춘 배터리 공장 6개를 유럽 내에 설립하고, 재활용 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50%정도 저렴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폭스바겐은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각형 배터리는 중국의 CATL과 스웨덴의 전기회사인 노스필드가 주 생산하고 있다. 노스필드는 테슬라의 전직 임원이 스웨덴에서 2016년 설립한 회사로 폭스바겐은 스웨덴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도 발표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폭스바겐의 제 1 판매처인 중국을 겨냥함과 동시에 전기차 업계 1위인 테슬라를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2025년까지 유럽 내 1만8000곳에 급속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의 5배에 달하는 규모로 유럽 대륙 전체 수요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합작회사인 아이오니티(IONITY)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 정유사 BP와 유럽 전역에 약 8000기의 고속충전기를 구축하며, 북미에는 올해 말까지 3500개, 중국에는 2025년까지 1만7000개의 고속 충전 접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회장은 “e-모빌리티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가치사슬의 여러 단계를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배출가스 제로 모빌리티 시대에서 최적의 배터리와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기업 전환 계획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주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한다며 ‘가속화(ACCELERATE)’전략과 ‘트리니티(TRINITY)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차량내 소프트 웨어를 통합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율을 70%까지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매년 최소 1개 이상의 신형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내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14일, 로이터 통신은 폭스바겐이 제조공정을 담당하는 직원 중 최대 5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1956년에서 1960년생 직원들에게 명예퇴직을 제안하고 부분은퇴 프로그램 등을 제안하는 방안을 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 부문과 소프트웨어 관련부문 등만 신규채용을 허용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트리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레벨 4수준의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 ID.3를 세계시장에 판매 중이다. 2021년 상반기에는 사륜구동 ID.4 GTX를, 하반기에는 ID.5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 공식 출시된 전기차 모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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