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현지 시각) 미쉐린 스티리아 그랑프리 특별 기자 회견에서 발렌티노 로시(야마하 팩토리 레이싱 소속)가 2021년 끝으로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레이싱에서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선수 생명이 짧은 모터사이클 레이싱의 특성이나 42세라는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은퇴가 그리 놀랍지도 않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그는 은퇴 현장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그만두기로 했다. 아쉽게도 이번 모토GP가 마지막이다. 힘들고 슬픈 순간이다. 30년 정도 활동한 것 같다. 정말 길고 긴 여정이고 즐거웠다. 25년 간 세계 선수권에서 활동해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25년 동안 활동하면서 남들이 능가하기 어려운 기록들을 달성했다. 9번의 통산 월드 챔피언, 115번의 우승, 235번의 포디움, 그리고 125cc, 250cc, 500cc 그리고 최상위 배기량 클래스인 모토 혜에 이르기까지 모든 배기량의 대회에서 우승 타이틀을 획득한 유일한 선수다. 커리어뿐 아니라 경주에서도 속도, 기술, 경기 지배력, 독특한 카리스마 갖추며 전 세계 모터사이클 팬들을 매혹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라이더 이상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붙여진 그의 애칭은 ‘The Docor(더 닥터)’다.
로시는 카트 레이싱 이력이 있고 자동차 파일럿팅 실력도 좋아 한때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에서 미하엘 슈마허의 대체로 로시를 검토하기도 했다. 실제로 로시는 F1 2006 시즌을 앞두고 페라리 테스트를 받았지만 F1 진출 대신 모토GP 잔류를 선택했다. 2010년엔 WRC에 출전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랠리 이벤트 중 하나인 몬자 랠리쇼에서 5번이나 우승했다.
그의 은퇴는 아쉽지만 그가 모토GP에서 보여준 모습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GRAZIE V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