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가상 모델 발탁은 해외에서 시작했다. 2019년 르노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리브(Liv)’라는 가상 앰베서더를 선보였다. 당시 르노는 준중형 SUV인 카자르를 타고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리브의 영상을 공개했다. 포르쉐는 일본의 유명 버추얼 인플루언서 이마(Imma)와 콜라보한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일본 기업인 AWW가 제작한 CG모델 이마는 SK-II, 이케아 모델 등을 겸업하며 지난해에만 7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싱가포르의 가상 인플루언서인 레이(Rae)는 아우디 싱가포르의 A3 온라인 프리미어에 출연했다. 당시 아우디 싱가포르의 마케팅 책임자인 루디 벤터(rudi venter)는 “디지털 화는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아우디 A3의 주요 기능 중 하나”라며 “가상 인간인 레이의 페르소나가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발휘해 아우디 A3를 통한 디지털 생활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개념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짐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계의 비대면 마케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현대차그룹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쏘나타 N라인 시승 경험을 제공하고 콘셉트카 ‘포니쿠페’를 배틀그라운드의 신규맵 ‘태이고’를 통해 선보이는 등의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을 전개했다.
특히 테슬라가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함에 따라 볼보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글로벌 업체가 온라인 판매 정책을 구축 및 채택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역시 온라인 판매를 고려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온라인 및 가상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상 모델을 본격적으로 기용한 것은 쉐보레다. 쉐보레는 11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가상 모델 ‘로지’를 소개했다. 로지의 자동차 광고 데뷔작은 쉐보레가 출시 예정인 볼트 EUV와 신형 볼트 EV의 숏폼 콘텐츠. 해당 영상의 모델은 국내 1호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가상 인간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마케팅 증가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버츄얼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지난 7월 신한라이프는 광고 모델로 ‘로지’를 발탁했다. 로지는 SNS 팔로워만 4만7000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다. 로지를 개발한 싸이더스 스튜디오X에 따르면 로지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외모를 조합해 탄생했으며 요가와 러닝, 패션, 환경 보호 등에 관심이 많은 성격으로 MZ세대가 좋아할만한 대다수의 요건을 갖췄다. 이러한 로지의 인기에 힘입어 해당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수 590만회를 돌파했다.
이어 식품, 호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자유롭게 활동이 가능한 로지를 모델로 선정했으며 쉐보레도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채택했다. 쉐보레 관계자는 “로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만의 자유로움을 강조하며 코로나로 인해 만끽하지 못했던 일상의 즐거움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2022년까지 1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보유한 미국의 패션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는 2019년 한 해에만 1170만달러(약 130억)을 벌었다. 지난해 10월 블룸버그 통신은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포스팅 단가는 약 8500달러(약 939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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