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김선관 기자] 2017년 11월 28일. 링크앤코(LYNK & CO)는 처음 내놓은 모델 01 출시 행사가 중국에서 있었던 날이다.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던 날이라 정확하게 기억한다. 당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자동차 기자들과 산업부 기자들이 이 행사를 주시했다. 중국의 지리와 스웨덴의 볼보가 함께 만든 브랜드의 첫 모델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01의 사전 예약을 시작한지 137초만 6000대를 팔았던 기록이 더 크게 작용했다.
출시 행사는 꽤나 신선했다. 회사 임원들이 정장입고 단상 위에 올라 차를 보여주고 소개하는 형식 대신 방문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게임을 통해 자율주행과 보행자 감지 시스템을 설명하고 360도 서라운드 뷰 기능을 체험할 수 잇는 360 트램펄린, 하만카돈의 음향 기술을 회전목마와 결합해 재미와 정보를 함께 전달했다. 그리고 행사를 진행하며 전체 관람 인원의 42%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활용하면 상당히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신생 브랜드에게 더 좋을 수 없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행사는 인상적이고 그들의 행보가 꽤나 궁금하다.
이후 링크앤코는 여느 자동차 제조사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았다. 오히려 애플이나 테슬라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판매 전략이다. 링크앤코는 딜러사가 중간에 끼어있는 위탁판매를 하지 않는다. 유통 단계가 복잡해지면 브랜드 이미지를 저해하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링크앤코는 주요 시장엔 직영점을 두고 나머지 지역의 판매는 온라인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링크앤코는 2022년 또 하나의 판매 방식에 도전한다. 구독. 서브스크립션, 정기 결제로 차를 대여하는 방식이다. 최근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 MZ세대를 위해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2022년 영국에서 첫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링크앤코에는 ‘20XX년형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흔히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식변경이라고 해서 1년에 한 번씩 자동차를 업그레이드하곤 했다. 하지만 링크앤코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 유행 등을 반영해 1년에 4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행한다. 계절마다 신상품을 내놓는 패션업계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동차에 접목한 것이다.
링크앤코를 타면 평생 걱정하지 않아도 될 세 가지도 있다. 일반 보증과 고장 시 견인, 데이터 통신 비용이다. 이 세 가지는 평생 무료로 제공된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파격적인 정책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다소 늦게 진입한 신생 브랜드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그들의 이름을 보면 링크앤코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다. 링크앤코(LYNK & CO)에서 링크(LYNK)는 연결을 의미하고 코(CO)는 합작(Cooperation), 사회(Community)를 뜻한다. 그러니까 링크앤코의 차는 단순히 탈 것에 불과한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모빌리티로 개인화, 파편화되는 사회를 엮어 하나의 세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에릭슨과 함께 개발한 링크앤코 클라우드가 있다. 운전자들의 다양한 패턴을 읽어 빅데이터를 얻어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들에게 맞춰진 콘텐츠를 제공한다.
링크앤코의 행보는 기존의 자동차 브랜드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은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려는 것일까? 최근 르노삼성차와 링크앤코가 손을 잡고 친환경차를 개발 및 생산할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정확한 내용이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브랜드를 곧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