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지구 헌장 선언 발표…30년 앞선 친환경차 전략
전동화 차량은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조 또는 주도하는 것으로 내연기관에 비해 연비가 높고 탄소 배출량이 낮다. 그러나 20세기 초만 해도 기름값이 저렴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목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요타는 1992년 지구 헌장(Earth Carter) 선언문을 발표하며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차량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약 2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자동차 업계들이 탄소 배출 제로 선언을 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조치였다.
토요타는 G21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팀을 통해 1997년 12월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신차는 자체 개발한 전용 1NZ-FXE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1496CC의 직렬 4기통으로 기존 오토 사이클 엔진 대비 크랭크 축의 회전 수를 줄여 에너지를 절감하는 앳킨슨 사이클(Atkinson Cycle) 방식을 적용했다.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VVT-I 가변밸브타이밍 기구를 이용해 압축 시 흡기 밸브 폐쇄 타이밍을 지연해 동력 소모를 줄이고 폭발 시 동력을 생성해 연료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 영구 자석식 동기 모터도 추가로 장착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완성했다.
가격은 215만엔(약 2280만원)으로 동급 모델인 토요타의 준중형 세단 ‘코롤라‘보다 비쌌지만 일본 기준 28.0km/l에 달하는 연비가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판매 시작 한 달 만에 기존 월간 판매 목표의 3배를 넘긴 3000대를 주문받았다. 이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기 전인 1999년까지 3만3200대의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다.
프리우스의 전성기는 2000년부터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판매 지역을 넓히며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끈 것이다. 특히 2003년에 출시된 2세대 모델은 4도어 세단에서 5도어 해치백으로 바디를 변경했다. 동시에 구동 유닛을 업그레이드하며 기존 대비 향상된 35.5km/l (일본 기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아울러 키리스 오픈 도어, 주차 어시스트 등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헐리웃 스타들의 친환경 차 ‘프리우스’
2009년 출시한 3세대 프리우스는 1800cc 2ZR-FXE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기존보다 가벼운 모터를 장착했다. 또 공기역학계수를 낮춰 38.0km/l (일본 기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아울러 실내에는 식물성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이에 환경문제에 동참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프리우스를 타며 LA 주차장은 프리우스로 꽉 채워질 정도로 미국에서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2013년까지 누적 판매 300만대를 돌파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통해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렉서스를 포함해 캠리, 라브4, 아발론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또 소형차인 프리우스 C와 PHEV 모델인 프리우스 프라임 등을 출시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을 거친 4세대 프리우스를 공개했다. TNGA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 중심을 낮추고 E-Four 4륜구동을 적용해 일본 기준 40.8km/l의 연비를 달성했다. 특히 배터리를 뒷좌석 밑으로 옮겨 기존 대비 56L 커진 502L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토요타는 2019년 기준 전 세계에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량 1500만대를 기록했다.
한편 토요타는 2020년 기준 전 세계에 총 952만 8438대를 판매하며 세계 1위를 차지한 자동차 회사다. 동시에 지난해까지 총 55개 차종의 전동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오는 2025년까지는 약 70개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며 전동화에 앞장섰던 모습과는 달리 토요타는 전기차 시장에서 소극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bZ4X’를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타 업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늦은 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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