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vs. 마일드 하이브리드?
먼저 하이브리드의 종류를 나눠보자.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형태의 하이브리드인 ‘스트롱 하이브리드’가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시동을 걸거나 가속할 때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하며 감속할 때는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일본 토요타 프리우스나 렉서스 ES 등이 대표적인 차종이다. 토요타, 렉서스는 국내 판매 차량 중 약 98%를 스트롱 하이브리드로 채우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있다. 국산차 브랜드에서는 판매가 전무하지만, 유럽 브랜드에서는 꽤 많은 모델을 내놓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추가로 외부 전원을 사용한다는 점이 일반 하이브리드와의 차이다.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 동력을 동시에 이용하며 최신 모델의 경우 대부분 대부분 전기로만 40~6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주로 도심 출퇴근 시 전기차로 이용하고 장거리 주행에서 하이브리드로 쓴다.
다음으로 하이브리드가 급증한 이유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있다. 전기모터를 주행에 적극 활용하는 스트롱 하이브리드와 달리 48V 배터리를 추가해 엔진을 보조하는 형태다.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 들어 많은 수입차 브랜드가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극 적용하고 있다. 벤츠는 E클래스, S클래스, CLS 등 국내 판매하는 대부분 모델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역시 지난해부터 전 모델에 내연기관에 48V 배터리를 추가한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차이는 전기모터를 통한 주행 여부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정차했다가 출발할 때 혹은 아주 잠깐 가속할 때 모터가 도와주는데 주행 중 이를 느끼기 쉽지 않다. 연비 개선 효과가 극적이지 않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만든 방식이다. 대형 배터리와 모터의 고전압을 사용하는 토요타나 렉서스 방식의 하이브리드와는 목적이나 구조 및 성능이 전혀 다르다.
#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급증하나
그럼에도 제조사들이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도입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이다. 신차가 탄소 배출량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대규모 과징금을 내거나 판매가 아예 불가하다. 이를 피하려면 탄소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등 제조사 운영 상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이에 배출량 규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저렴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떠오르고 있는 것.
#내 차가 하이브리드였다고?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차 가운데 의외로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것들이 꽤 많다. 지난달 1859대를 판매해 수입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던 벤츠 E클래스의 경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채택하고 있다. 벤츠는 이 뿐만 아니라 CLS 300d 4MATIC, S500 4MATIC 등 디젤, 가솔린 할 것 없이 대부분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볼보자동차 역시 국내 판매하고 있는 전 라인업에 48V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레인지로버 벨라, 이보크, 디스커버리 등의 디젤 및 가솔린 모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넣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수입 하이브리드 통계를 헷갈리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기도 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통계상 마일드하이브리드를 별도로 표기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 하이브리드 급증 현상을 마치 스트롱 하이브리드의 급증으로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엄연히 다른 것으로 구분해 집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공개한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에 따르면 올해 1월~9월 누적으로 하이브리드차 5만4867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1만5991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6.4%, 260.0% 급증했다. 두 모델 모두 전년보다 판매가 2배 이상 늘어난 것. 점유율로는 하이브리드 25.6%, 플러그인하이브리드 7.4%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33%가 하이브리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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