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엔트리 SUV 캐스퍼를 100% 온라인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출시한 캐스퍼는 전 세계 최초로 차 구매는 물론, 금융, 등록까지 온라인으로 처리 가능하다. 온라인 판매 업체로 유명한 테슬라도 금융 등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지는 않아 강성노조로 유명한 현대차의 이런 결정은 더욱 파격적으로 느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기에는 노조 등의 반발을 우려했으나 원활한 합의로 온라인을 통한 캐스퍼 판매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캐스퍼는 사전예약 역시 기존의 영업망이 아닌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얼리버드 예약 알림 신청 이벤트에만 온라인 접속자 70만명이 몰리는 등 큰 관심을 얻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의 전체 예약 고객의 49%는 여성으로 특히 20~30대의 여성 고객 비율은 61.6%에 달하는 등 실제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사전계약 시작 직후에는 업계의 우려가 이어졌다. 전용 웹사이트인 ‘캐스퍼 온라인’이 시작 5분 만에 다운된 것이 주 이유였다. 하지만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캐스퍼는 사전 예약 첫날에만 1만9000대 계약을 달성했다. 이는 1만7294대를 기록한 그랜저보다 높은 기록으로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역대 가장 많은 첫날 사전 예약 대수다.
#온라인자동차 구매 어렵지는 않을까?
전용 웹사이트인 ‘캐스퍼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쉽게 캐스퍼 디자인을 적용해 볼 수 있다. 특히 각 항목마다 연령대 별로 가장 인기 있는 외장 색상을 퍼센트로 보여주거나 인기있는 선택 품목을 공개해 편리성을 높였다. 또 알고리즘이 나에게 맞는 캐스퍼 조합을 보여줘 보다 쉽게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차량의 경우 3D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따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실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트림, 외장 및 내장 색상, 선택품목 등을 모두 선택하면 차량 견적도 바로 확인 가능하다. 현금, 카드, 할부 비율은 물론 탁송료 역시 클릭 한 번으로 알아볼 수 있다. 캐스퍼는 기존 차량과는 달리 배달 기사가 직접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배달해준다. 거리에 따라서 탁송료가 달라지나 내가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지 차량을 받아볼 수 있어 비대면과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층에게는 큰 장점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본 계약에 넘어가면 조금 골치가 아프다. 개인정보 동의부터 구매 동의 등 각종 서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자동차 계약시에도 진행되는 사항이나 생애 첫 차를 구입하려는 MZ세대나 작은 글씨를 읽어야 하는 사람의 경우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하려면 막막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현대차는 캐스퍼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정식 계약 전환 당일에는 연결에만 약 20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계약을 완료하면 고객에게 알림메세지로 차량 생산 단계를 알려준다. 차량 금액 결제 전에는 언제든지 취소 및 변경도 가능하다. 새로운 트림으로 조합할 경우 주문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으며 예약 취소 시에는 예약금 10만원을 그대로 돌려준다. 차량을 인수할 때는 인수증에 서명을 하면 모든 과정이 일단락된다. 인수 과정에서 차량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인수 거부도 가능하다.
#세금납부 등록도 온라인으로.제주도 시범서비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 온라인 등록은 현재 제주도에서만 시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타 지역은 연계업체 등을 통해서 등록 및 썬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등록 시스템을 타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브랜드는 노조의 반발 등의 이유로 인해 온라인 판매 도입이 힘든 상황이다. 기아 역시 지난 7월 출시한 'EV6'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자 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인해 사전 예약에 한해서만 온라인으로 진행한 바있다.
한편 지난 10월 한 달간 팔린 캐스퍼는 총 2506대다. 온라인 판매와 더불어 아이코닉한 스타일의 내·외장 디자인, 폴딩 및 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해 높인 시트 활용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본 적용 등으로 MZ세대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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