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MZ세대에 해당하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 3064명을 대상으로 소비 문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52.1%가 플렉스 소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요 이유로는 자기만족이 52.6%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처럼 MZ세대가 소비 시장에서 이른바 ‘큰손’으로 떠오르며 식품, IT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도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섰다.
지난 4월 쉐보레는 박재범과 함께 음악을 중심으로 한 트레일블레이저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으며 현대차는 개성 있는 디자인을 내세운 경형 SUV 캐스퍼를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판매에 나서는 등 MZ세대를 공략했다. 르노삼성차 역시 지난 6월 신형 XM3에 소닉 레드 색상을 추가해 개성을 더하고 캐주얼 브랜드인 커버낫(Covernat)과 협업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다.
수입차 업계 역시 MZ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부분 변경을 거친 티록을 출시했다. 올해 1월 신형 티록을 국내에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섯 가지의 보디 컬러와 블랙 루프의 투톤 디자인 등 스타일 업그레이드를 더한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해 개성 있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신형 티록은 차세대 EA288 evo 엔진을 얹어 질소산화물을 약 80% 줄이면서도 최대토크와 연비는 높아졌다. 비츠(Beats)오디오 시스템 같은 편의 사양도 넣었다. 여기에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모델 대비 최대 354만원 낮아진 권장소비자가로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특히 프로모션을 적용할 경우 2000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또 5년/15만km의 무상 보증 연장 프로그램,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를 적용해 차량 총 소유 비용인 TCO(Total Cost of Ownership)를 줄였다.
이 외에도 운전을 처음 접하는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전 트림에 차선 유지 보조 장치인 차선유지 레인 어시스트 기능은 물론 전방추돌경고 및 긴급제동,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보행자 모니터링,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및 후방 트래픽 경고, 파크 파일럿 전후방 센서, 피로 경고 시프템 등의 안전 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넣었다. 기존 사회초년생을 주 타겟으로 삼았던 국산 소형 SUV 시장에 수입차가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 한영이 전 세계 소비자 3300명을 대상으로 ‘2020 EY 모빌리티 소비자 인덱스’ 설문을 진행한 결과 현재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한 소비자 중 31%가 6개월 내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 중 45%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존 심렛(John Simlett) EY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리더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동차 구매 수요를 주도하는 현상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로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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