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강명길 기자] 롤스로이스모터카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스펙터 출시를 앞두고 극한의 혹한기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테스트는 북극권으로부터 55km 떨어져 있는 스웨덴 아르예플로그(Arjeplog)에서 최대 -40℃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도 각 시스템이 제대로 기초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확인했다.
먼저 소음, 진동, 거칠기(N.V.H.) 테스트에서는 혹한의 온도에 노출되었을 때 주요 장비 및 다양한 구성 요소의 상태가 변화하지 않는지 점검하고 자동차의 난방, 환기, 공조, 냉각 시스템의 효율성을 함께 확인했다.
눈이나 얼음 등 트랙션이 낮은 노면에서는 차량을 불안하게 운전하며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역동적인 상황을 확인하는 추가적인 테스트도 진행했다. ‘축소된 시간’이라 부르는 이 테스트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섀시 제어 시스템, 파워트레인 관리, 전장장비 제어 등의 세부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스펙터가 극한의 추위에서도 성능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스펙터는 브랜드의 새로운 전기화 시대 ‘롤스로이스 3.0’을 예고하는 모델로 차체에는 14만1200가지에 달하는 송수신 관계를 비롯해 1000가지 기능과 2만5000가지 하부 기능이 탑재되지만 전장장비 및 전기 파워트레인 아키텍처는 탈중심화 인공지능을 통해 1000개 이상의 기능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세부 정보를 교환한다.
특히 거대한 크기와 패스트백 실루엣, ‘분할형’ 헤드램프 등을 갖춰 팬텀 쿠페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유연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럭셔리 아키텍처’에 기반해 넉넉한 크기와 함께 감성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격벽 위치 이동으로 앞 유리 각도는 극적으로 낮췄으며 바닥을 실 구조 중간에 위치시켜 차체 하부를 매끄럽게 했다. 동시에 배터리 공기역학을 고도로 향상시키는 공기 통로도 마련했다. 시트 포지션 역시 낮아지면서 탑승자를 감싸 안는 듯 안락한 실내 공간을 연출했다. 배터리가 위치하는 차량 바닥과 배터리 루프 사이에는 배선 및 파이핑 채널을 마련해 배터리는 700kg에 달하는 흡음재 역할을 한다.
롤스로이스모터카 CEO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는 “스펙터는 현대 롤스로이스 역사에 있어 가장 커다란 기대를 받고 있는 제품"이라며 "우리는 스펙터만큼 중대하고 역사적인 테스트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펙터를 롤스로이스답게 만들기 위한 이 놀라운 테스트의 25%를 완료했고 그 결과 역대 최고로 야심찬 기대를 충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스펙터는 오는 2023년 출시에 앞서 250만km의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번에 50만km 이상에 달하는 혹한기 테스트를 완료한 스펙터는 전 세계에서 남은 200만km의 테스트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