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셉트 카의 개발 과정에는 처음으로 중국의 잠재 고객들이 공동 창작 프로세스에 참여해 희망사항과 의견을 공유했다. ‘스피어(sphere)’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 어반스피어 콘셉트의 핵심은 실내 공간이다. 아우디는 실내가 완성된 후 기술 사양과 패키지, 외부 라인 및 비율 등을 설계했다.
신차는 전장 5.51m, 전폭 2.01m, 전고 1.78m로 상위 세그먼트에 속하는 차체를 갖췄으며 중간에 B필러가 없고 앞뒤 도어가 양쪽으로 활짝 열리게 디자인돼 문을 여는 순간 내부의 탁 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1.78m의 헤드룸과 넓은 글래스 표면까지 더해져 넉넉하고 여유로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내에는 2열로 된 4개의 개별 시트를 탑재했다. 특히 뒷좌석의 시트는 특히 넉넉한 크기와 다양한 조정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시트 회전이 가능해 앞뒤 좌석 탑승자들이 서로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프라이버시를 원하는 경우 헤드레스트 뒤에 장착된 프라이버시 스크린을 사용해 머리 부분을 숨길 수 있다. 아울러 각 시트의 헤드레스트 영역에 스피커가 위치해 자체적인 사운드 영역을 제공하며 앞좌석 뒤쪽에도 개별 모니터가 들어갔다.
탑승자들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고 싶을 경우에는 루프 영역에서 좌석 열 사이로 수직 회전하는 대형 투명 OLED 스크린을 통해 함께 화상회의를 하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화면 분할도 가능하다. 화면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고 위쪽으로 접을 경우 하늘을 볼 수 있다.
그랜드스피어 콘셉트와 마찬가지로 어반스피어 콘셉트의 실내는 공간과 아키텍처, 디지털 기술, 고유한 자재를 혼합해 하나의 독립체를 구축했다. 실내는 부드러운 베이지와 회색 톤을 사용했으며 모든 라인을 수평하게 구성했다. 특히 자율주행 시 스티어링 휠, 페달, 기존 대시보드를 숨길 수 있어 투명성과 공간감을 선사한다.
다양한 디지털 옵션도 갖췄다. 스트레스 감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적응형 프로그램은 안면 스캔과 음성 분석을 사용해 탑승자의 기분을 파악하며 개별 화면과 헤드레스트의 개별 사운드 영역을 통해 명상 앱을 이용하는 등 각 탑승자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외에도 아우디의 자체 옵션과 타 제공업체의 디지털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어 현재 여정과 관련된 서비스에 액세스하거나 저녁 식사 예약이나 온라인 쇼핑 같은 일상적인 작업도 수행 가능하다. 또 목적지 정보를 사용해 탑승자를 픽업하고, 독립적으로 주차공간을 찾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우디는 향후 콘서트, 문화 행사 또는 스포츠 경기 초대처럼 개인맞춤형 옵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어반스피어의 디자인 원칙은 간단함이다. 구동 기능을 활성화하기 전에는 원형 계기판이나 가상 디스플레이의 검은색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한번의 터치만으로 윈드쉴드 하단의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여기에는 수동 주행 혹은 레벨 4 자율주행 여부에 따라 실내 전체 너비에 걸쳐 표시되거나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를 위해 분할돼 나타나며 이동 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초고화질로 볼 수 있다.
또 시선 추적, 제스처 또는 음성 제어, 터치를 포함한 모든 작동 모드에 동일한 사항이 적용되며 각 사용자에 맞게 조정하고 선호도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학습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명령을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맞게 개별적인 제안도 제공한다. 제어 패널은 도어의 팔걸이에도 통합했으며 왼쪽 및 오른쪽 도어의 팔걸이에는 VR 안경이 있어 홀로라이드 시스템 같은 인포테인먼트 옵션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실내에는 지속가능한 소재를 대거 넣었다. 서어나무로 만들어진 배니어판의 경우 공장 가까운 곳에서 자란 목재를 사용했으며 제조 공정에서 화학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시트 패딩은 재생 폴리아미드인 ECONYL®로 제작했다. 이 소재는 자동차에서 사용한 후 품질 손실 없이 재활용이 가능하다. 팔걸이와 차량 후면에는 대나무 비스코스 원단을 사용했다.
신차는 전면에 아우디의 모습을 정의하는 싱글프레임을 재해석한 거대한 육각형 모양의 그릴을 장착했다. 흐르는 듯한 실루엣은 전통적인 아우디의 형태를 나타내며 고유한 싱글프레임이 인접한 조명의 디지털 라이트, 넓게 휘어진 루프 아치, 배터리 장치를 감추고 있는 거대한 로커패널을 결합했다. 여기에 24인치 대형6 더블스포크휠을 탑재했다.
아우디 어반스피어는 기존 차량 범주로 분류되길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아우디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차체의 모놀리식(monolithic) 디자인을 통해 아우디 그랜드스피어 콘셉트와의 유사성을 볼 수 있으며 3m가 훨씬 넘는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으로 전기차임을 보여준다.
신차는 배터리 전기 구동 시스템 전용 플랫폼인 PPE(Premium Platform Electric)을 적용했다. PPE의 핵심 요소는 차축 사이에 위치한 배터리 모듈로 아우디 그랜드스피어와 마찬가지로 약 120kWh의 에너지를 축적한다. 콘셉트카의 앞 차축과 뒷 차축에 각각 1대의 전기 모터를 넣었으며 전자식 조정을 통해 필요에 따라 경제성과 주행 거리를 고려하여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4륜 구동을 구현한다. 필요한 경우 앞 차축의 모터를 비활성화해 코스팅(무동력 주행) 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 급속 충전소에서 최단 시간에 최대 270kW까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며 단 10분이면 배터리를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충전할 수 있다. 120kWh 이상을 수용하는 배터리는 25분 이내에 5%에서 80%까지 충전될 수 있다. 이는 WLTP 기준 최대 750km 범위를 주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방 휠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5-링크 액슬로 연결된다. 후방에는 전방과 마찬가지로 경량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멀티링크 액슬이 있다. 3.40m의 긴 휠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조향 가능한 후방 휠이 높은 기동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그랜드스피어와 마찬가지로 세미 액티브 댐퍼 제어 기능이 있는 단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인 아우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아우디 AG CEO이자 중국 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마커스 듀스만(Markus Duesmann)은 "중국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베이징에 있는 아우디 디자인 스튜디오와 잉골슈타트가 긴밀하게 협력해 아우디 어반스피어 콘셉트를 공동 개발했다“고 말했다.
valeriak97@autoca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