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5일 반포 전시장에서 296 GTS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가격은 미정이다. 신차는 PHEV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한 브랜드 최초의 스파이더 V6 모델. 아무리 전동화 시대라고 하지만 처음 만나는 페라리가 PHEV라니, 어딘가 조금 아쉬웠다. 페라리의 가장 큰 매력은 묵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배기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PHEV도 페라리는 페라리였다.
296 GTS는 페라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특히 루프를 접으면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강조된다. 페라리 디자이너들은 신차에 296 GTB의 정교한 라인을 더욱 강조했다고 한다. 컨버터블 모델인 신차는 경량 알루미늄 소재의 RHT(접이식 하드톱)을 장착했다. RHT를 최대 45km.h에서 계폐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4초. 이 접이식 루프는 두 부분으로 갈라져 엔진 앞부분 위로 평평하게 접혀진다. 이를 위해 토너 커버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엔진 커버 뒤쪽 부분에 새로운 V6엔진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윈도우를 설치한 것이다.
실내의 경우 100% 디지털 인터페이스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토대로 개발했다. 특히 296 GTS의 엔진이 꺼지면 계기판이 검은색으로 바뀌며 내부의 미니멀한 모습을 강조했다. 터널부분은 재설계해 개방되지 않은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보관함을 둬 매트와 터널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296 GTS는 V6 터보 엔진을 장착한 페라리 최초의 공도용 스파이더 모델이다. 296 GTB에서 첫 선을 보인 663cv의 120° V6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추가 출력 122kW의 전기 모터와 결합한 본 엔진은 최대 출력 830cv를 발휘한다. 이는 후륜 구동 스파이더 모델 중 최고 수준이다. 또 0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 2.9초, 200km/h까지는 7.3초로 이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을 갖췄다. 여기에 PHEV 시스템을 갖춰 eDrive 모드로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페라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증가된 중량을 낮추기 위해 이전 베를리네타 모델에서 사용했던 V8보다 30kg 더 가벼운 신형 V6엔진을 탑재하고 경량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그 결과 건조 중량 1540kg을 기록하고 동급 최고 수준의 단위출력당 중량비(1.86kg/cv)도 달성했다.
사운드를 통한 주행의 몰입감도 놓치지 않았다. 터보의 힘과 자연 흡기 V12 고주파 음을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독특한 사운드 트랙을 구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낮은 회전 속도에서도 실내에서 순수한 V12의 배기음을 들을 수 있고 높은 회전 속도에서는 전형적인 고주파음을 들을 수 있다. 전동화 시대에도 페라리만의 감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이번 296 GTS 한국 출시를 기념해 방한한 페라리 극동 및 중동 지역 디터 넥텔 총괄 지사장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임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페라리는 이 부분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핵심은 차량의 출력과 주행 감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차세대 기술을 통합하는 것인데, 296 GTS는 이러한 콘셉트에 완전히 부합하는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총 4종의 PHEV 라인업을 구축한 페라리는 오는 2025년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비율을 40%로 확대하고 내연기관 비율은 20%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연기관의 상징이었던 컨버터블 스포츠카도 PHEV를 입었다. 사실 앞서 페라리는 지난 2020년 PHEV 엔진을 얹은 SF90 스파이더를 국내에서 공개한 바 있다. 페라리는 이번 296 GTS 출시로 전동화 흐름에 올라섰다. 오늘 296 GTS의 출시로 페라리의 미래를 먼저 봤다. 다가올 전동화 시대. 그 헤리티지를 이어나갈 페라리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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