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든 901은 기본적으로 KTM 890 어드벤처 시리즈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00Nm의 중저회전 영역에서 강력한 힘을 전하는 병렬 2기통 889cc 엔진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퀵시프트로 부드러운 작동감을 자랑하는 변속기와 여유로운 제동력을 보여주는 브레이크 시스템, 견고한 프레임까지 동일하다.
자연스레 수준 높은 오프로드 성능도 기대할 수 있다. 노든 901의 밑바탕이 되는 KTM 890 어드벤처 시리즈가 동급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890 어드벤처 R의 경우 실력 있는 라이더가 조종한다면, 하드 엔듀로 모터사이클이 갈 수 있는 곳까지 달린다. 이 때문에 노든 901의 오프로드 성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노든 901은 정통 어드벤처와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는다. 거칠고 박력 넘치는 주행 감각보다 한결 매끈하고 여유 있는 특성을 보여준다. 이런 차이는 디자인에서부터 두드러진다. 터프하고 우락부락한 디자인보다 정제된 디자인을 내세운다. 스바르트필렌, 비트필렌 등 허스크바나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서 볼 수 있었던 뉴트로 디자인이 적용된 결과다. 그에 따라 동그란 헤드램프와 안개등을 중심으로 차체 모든 부분이 깔끔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만,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길 만한 포인트는 부족하다. 그런 만큼 불호의 요소는 극히 적다. 보면 볼수록 호감이 가는 외모다.

여기에 디자인은 단순한 심미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부분이 장거리 투어를 염두에 둔 기능적인 설계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시트다. 겉보기에도 좌우 폭이 넓고 쿠션이 굉장히 두툼하다. 이로 인해 정차 시, 854mm(873mm로 조절 가능)인 시트가 더 높게 느껴진다. 물론, 주행을 할 때만큼은 엄청난 편안함을 보장한다. 시승차의 경우 쿠션감이 더 뛰어난 에르고 시트 옵션이 더해져 이 같은 특징이 더욱 극대화됐다.







이 같은 특성들은 온로드뿐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실력이 뛰어난 라이더라면 노든 901의 모든 잠재력을 오프로드에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 타면 탈수록 거친 모험 길 못지않게 다양한 지형이 뒤섞인 장거리 여행에도 적합하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들만큼 노든 901은 긴 여행에서 편안함을 제공했고,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허스크바나에서 노든 901의 런칭 당시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는 북유럽의 도로를 횡단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도 바로 이런 자신감과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글 김준혁